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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Life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뉴질랜드 화장품 시장 공략

[K뷰티, 해외에서 답을 찾다] 강신학 KOTRA 오클랜드무역관장

해외시장은 국내 화장품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열의에 비해 경쟁력과 정보 취득이 열악한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뷰티누리 화장품신문은 창간 27주년을 맞아 국내 화장품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KOTRA 해외무역관장 인터뷰를 진행한다. [K뷰티, 해외에서 답을 찾다] 시리즈를 통해 국가별 특징 및 해외 화장품시장 현황, 해외 진출시 유의사항을 생생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뉴질랜드 및 오클랜드의 특징은.

 

뉴질랜드는 인구 460만명, GDP 2060억 달러로 작은 시장이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낙농업 국가로 성장한 나라다. 토착민인 마오리는 1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유럽인(70%), 아시안(11%), 남태평양 도서국가인(7%)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전체인구의 1/3이 거주하며, 경제규모에 있어서도 전체 GDP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제1의 경제도시다. 이민자들이 뉴질랜드 정착을 위한 지역으로 가장 선호하는 도시이며, 뉴질랜드 최대의 해상운송 및 물류항구(Port)가 있어 수출입 교역의 관문이자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뉴질랜드의 관문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화장품시장 현황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색조화장품 기준으로 1억 7000만 달러로 매년 4~5% 성장하고 있다. 뉴질랜드 색조화장품 시장에서는 2018년 기준 에스티로더가 시장점유율 22.8%로 1위였고 로레알(20.3%), 레브론(Revlon, 19.2%) 순이다.

한국 브랜드는 아직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나 K-pop을 위시한 한류 영향과 한국화장품의 품질에 대한 인지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한국산 화장품의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질랜드 내 화장품 유통채널은.

 

뉴질랜드는 지리적 주요시장과 격리돼 있는 작은 시장으로 인해 유통채널별로 1~2개 대형업체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장품은 백화점과 헬스케어체인점 중심의 일반소매유통(Pharmacy)으로 채널이 나뉘어 있다.

백화점은 ‘Farmers’가 뉴질랜드 전국 54개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일부 지방백화점도 운영되고 있다. 일반소매유통은 ‘Green Cross Health’사가 40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해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벤더사 역시 소수가 독과점하고 있다. 보통 1개 업체가 적게는 10개 내외, 많게는 수십여개 브랜드의 에이전트 역할을 한다.

최근 호주계열의 화장품 편집숍 ‘메카(Mecca)’와 다국적 기업 ‘세포라(Sephora)’가 뉴질랜드에 매장을 오픈하며 화장품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화장품 트렌드를 소개한다면.

 

Natural, Organic, Cruelty Free, Vegan은 최근 뉴질랜드 화장품 트렌드를 대표하는 4가지 단어들이다.

뉴질랜드 소비자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고 화장품 선택에서도 친환경 원료 사용여부를 꼼꼼히 따지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Cruelty Free 제품인지 확인하는 등 제품 구매에 있어서도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뉴질랜드 소비자는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어 동물실험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라는 이미지는 뉴질랜드 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일부 대형 글로벌 브랜드도 중국수출용과 Cruelty Free 제품을 분리해 선보이고 있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 및 진출 현황은.

 

뉴질랜드는 그동안 한류 영향력 밖에 있는 국가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은 일부 아시아계 이민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Made in Korea’를 내세운 미국, 유럽 브랜드의 한국 OEM 마스크팩이 인기를 끌면서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 한국화장품의 품질이 인정받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주로 교민, 화교시장을 중심으로 병행수입형태로 들여와 소규모로 판매됐으나 2018년 7월 Farmers 백화점이 현지 유통업체 중 최초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와 더우주(THE OOZOO)를 론칭했다.

특히 토니모리는 론칭 초기 10개 매장, 20가지 품목으로 시작해 1년 만에 30개 매장, 60종으로 확장하며 Farmers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또 해외 편집숍이 오픈하며 라네즈, 닥터자르트, 3CE 등의 브랜드도 정식으로 진출한 상태다.

 

향후 뉴질랜드 화장품시장 전망은.

 

토종 유통 업체가 오랫동안 뉴질랜드 시장을 독과점하며 안주하고 있었으나, 최근 해외유통 기업의 잇따른 진출로 경쟁구도에 들어가면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토종과 해외 유통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포라(SEPHORA)와 같은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의 진출로 감각적이고 트랜디한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에 선보이고 있어 토종업체들 역시 편집숍 형태의 멀티브랜드 매장 오픈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향후 뉴질랜드 시장에서 편집숍 개점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한국 화장품기업들에게 한 마디.

 

뉴질랜드를 비롯한 영어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특히 표기사항에 있어 반드시 주요내용에 대한 영문표기는 필수다. 뉴질랜드는 화장품 수입에 있어서 인허가 규정이 까다롭지 않으나 성분, 사용법, 제조 및 수입업자에 대한 영문표기사항은 필수로 규정하고 있다.

또 동양인과 서양인의 피부, 얼굴형태가 다른 만큼 이에 맞는 제품 개발도 중요하다. 글로벌 브랜드로 포장한 한국산 OEM 마스크팩은 서양인에 맞춘 제품디자인과 높은 직관성을 갖춘 포장, 100% 영문화를 통해 동일한 품질 수준의 한국 브랜드 마스크팩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뉴질랜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나라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뉴질랜드에선 인지도 면에서 걸음마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 뉴질랜드는 서구권의 영향을 받은 선진국 시장이기에 의사결정 면에서도 느리고 보수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한번 검증된 제품들은 유통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만들어 내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의 현지 홍보나 마케팅이 필요하다. 현지 네트워크와 파트너쉽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는 진출 전략도 필요하리라 본다.

양혜인 기자   |   hiyang@beautynury.com  

*출처:뷰티누리(화장품신문)